데이터베이스로 기업의 심장을 잡다, 래리 엘리슨과 오라클의 49년 기술 제국
오라클 성장 전략의 출발점은 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관리하는 기술에 있었다. 오늘날 오라클(Oracle)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인프라,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기술기업이지만, 처음부터 다양한 사업을 운영했던 것은 아니다. 1977년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과 공동창업자들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의 상업적 가능성을 발견했고, 이를 실제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개발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당시 컴퓨터는 이미 기업의 회계와 재고, 고객정보를 처리하는 데 활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정보를 저장하고 검색하는 방법은 복잡했고, 새로운 업무 요구에 맞춰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상당한 기술적 작업이 필요했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접근이었으며, 오라클은 기존 연구 성과를 상업용 제품으로 발전시키는 데 집중했다.
오라클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데이터베이스 기술 자체에만 있지 않았다. 기업의 중요한 업무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면서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했고, 이후 재무관리와 인사, 고객관리 등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성장하자 기존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베이스를 인터넷 기반 서비스로 전환했으며, 최근에는 대규모 AI 모델을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2026회계연도 오라클의 매출은 674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해 클라우드 매출은 34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으며,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은 77% 성장했다. 2026년 9월 발표한 2027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는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21% 늘어났다. 과거 데이터베이스 시장을 개척한 기업이 AI 인프라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오라클의 변화를 성공적인 사업 확장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하고, 장기간의 고객 계약이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래리 엘리슨의 창업과 경영 과정은 기술의 상업화에서 시작된 경쟁력이 어떻게 산업 변화에 맞춰 재구성되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따르는 위험도 함께 드러낸다.
래리 엘리슨의 성장 배경과 소프트웨어 산업 진입
래리 엘리슨은 1944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시카고에서 성장했다. 그는 일리노이대학교 어배너-섐페인과 시카고대학교에서 공부했지만 학위를 마치지는 않았다. 이후 캘리포니아로 이동해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에는 기업과 정부기관이 컴퓨터를 활용하는 범위가 확대되고 있었다. 컴퓨터 시스템은 점차 복잡해졌지만 이를 운영할 전문인력과 소프트웨어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기업이 등장할 기회도 많아졌다. 엘리슨은 이러한 환경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를 경험하며 데이터 처리 기술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됐다.
그는 앰펙스(Ampex)에서 일하면서 밥 마이너(Bob Miner), 에드 오츠(Ed Oates)와 인연을 맺었다. 세 사람은 이후 오라클의 공동창업자가 됐으며, 당시의 기술 개발 경험은 독립적인 소프트웨어 회사를 설립하는 기반이 됐다.
엘리슨의 초기 경력에서 흥미로운 점은 컴퓨터 자체를 제조하는 사업보다 컴퓨터 안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에 주목했다는 사실이다. 하드웨어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이를 활용하는 기업의 업무가 복잡해지고,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의 필요성도 커질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IBM 연구에서 발견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의 가능성
오라클 창업의 중요한 계기는 관계형 데이터베이스(Relational Database)에 관한 연구였다. IBM의 연구자 에드거 F. 코드(Edgar F. Codd)는 1970년 데이터를 서로 관련된 표의 형태로 표현하고 관리하는 관계형 모델을 발표했다. 이는 당시 사용되던 복잡한 데이터 저장 방식에 새로운 접근을 제시한 연구였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가 중요한 이유는 데이터를 어떻게 저장하는지에 관한 물리적인 구조와 이용자가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를 일정 부분 분리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용자는 저장된 데이터를 직접 탐색하는 복잡한 절차보다 필요한 정보를 질의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IBM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연구하고 실제 구현을 실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새로운 개념이 연구기관에서 개발됐다고 해서 기업 고객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용 소프트웨어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었다.
엘리슨과 공동창업자들은 이러한 차이에 사업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미 제시된 이론을 바탕으로 기업이 구매하고 운영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제품을 개발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는 구상이었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가 기업에 제공한 변화
기업의 고객정보와 상품정보, 주문기록은 서로 연결돼 있다. 고객 한 명이 여러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하나의 상품이 수많은 주문에 포함될 수도 있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는 이러한 정보를 서로 관련된 표로 관리하고 필요한 조건에 따라 결합해 조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이 주문 내역을 확인한다고 가정하면 고객 이름과 주문번호, 상품명, 결제금액이 서로 연결돼야 한다. 정보를 관리하는 구조가 복잡하면 새로운 보고서나 조회 기능을 만들 때도 상당한 작업이 필요하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는 이러한 업무를 보다 체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이후 SQL이라는 질의 언어가 널리 사용되면서 데이터를 검색하고 수정하는 방식도 표준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 비교 항목 | 기존 데이터 관리의 한계 |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의 특징 |
|---|---|---|
| 데이터 구조 | 프로그램과 저장 방식의 결합 부담 | 관련된 표 중심의 논리적 구조 |
| 정보 조회 | 개별 프로그램 개발 의존 | SQL 등을 통한 질의 |
| 데이터 연결 | 복잡한 구조와 처리 절차 | 관계를 활용한 데이터 결합 |
| 업무 변경 | 시스템 수정 부담이 클 수 있음 | 새로운 질의와 활용 방식 확대 |
| 주요 가치 | 개별 업무 중심의 데이터 처리 | 다양한 업무에서 정보 재활용 |
물론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가 모든 데이터 처리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대규모 분산 처리와 비정형 데이터, 실시간 분석 등 새로운 요구가 등장하면서 다양한 데이터베이스 기술이 발전했다. 그럼에도 관계형 모델은 오늘날까지 금융거래와 고객관리, 기업 업무시스템의 중요한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다.
1977년 오라클 창업, 연구기술을 상용 제품으로 만들다
래리 엘리슨과 밥 마이너, 에드 오츠는 1977년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소(Software Development Laboratories)를 설립했다. 초기에는 소규모 조직이었지만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를 실제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개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세 사람은 기존 컴퓨터 시스템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당시에는 메모리와 저장공간이 제한적이었고 컴퓨터의 종류도 다양했기 때문에 제품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데 상당한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다.
1979년에는 SQL을 활용하는 상용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인 Oracle Version 2를 출시했다. 명칭이 버전 2였지만 공식적으로 판매한 첫 제품이었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라는 개념을 실제 구매 가능한 기업용 소프트웨어로 제공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이 시기 오라클의 차별성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이론을 최초로 제시했다는 데 있지 않았다. 기존 연구 성과를 기업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발전시키고 상용화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연구 성과를 시장으로 연결하는 실행력
혁신적인 기업이 반드시 원천기술을 처음 발명한 회사인 것은 아니다. 새로운 연구가 등장해도 이를 실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상품으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개발과 운영 능력이 필요하다.
오라클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의 상용화에 집중하면서 이론과 시장 사이에 존재하던 간극을 좁혔다. 기업이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성능과 안정성, 유지보수 체계를 제공하면서 소프트웨어의 상업적 가치를 입증한 것이다.
이는 기술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좋은 아이디어나 연구 결과 자체보다 고객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완성하고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능력이 사업의 경쟁력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컴퓨터에서 작동하는 데이터베이스를 선택하다
오라클은 초기부터 다양한 컴퓨터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하는 데 관심을 가졌다. 1983년 출시한 Oracle Version 3는 C언어로 개발돼 서로 다른 하드웨어와 운영체제로 이식하기 쉬운 구조를 갖췄다.
당시 기업들은 서로 다른 제조사의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시스템의 성능과 운영방식에도 차이가 있었다. 특정 제조사의 컴퓨터에서만 작동하는 제품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었다.
오라클은 다양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제품을 개발하면서 더 넓은 기업 시장에 접근했다. 기업 고객은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데이터베이스를 도입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했고, 오라클은 여러 하드웨어 제조사의 고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수 있었다.
이 전략은 오라클의 초기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정 하드웨어와 지나치게 결합하지 않고 여러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덕분에 고객 기반을 확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986년 기업공개와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의 기반
오라클은 1986년 기업공개를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베이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사업 규모를 확대했으며, 제품의 성능과 고객지원 조직을 강화했다.
기업용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중요한 특징은 제품을 도입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운영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은행이나 제조기업, 유통회사의 주요 업무시스템은 장기간 작동해야 하므로 데이터베이스의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고객이 특정 데이터베이스를 중심으로 여러 업무시스템을 구축하면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는 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프로그램과 데이터 구조, 보안, 운영인력의 교육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은 장기간의 고객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 오라클은 기업의 핵심 데이터 관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면서 신규 라이선스 판매와 유지보수, 기술지원 등을 결합한 사업모델을 발전시켰다.
다만 고객의 전환비용이 높다는 사실은 장기적인 신뢰를 보장해야 한다는 책임과도 연결된다. 기업이 중요한 업무를 특정 소프트웨어에 의존할수록 공급업체의 가격 정책과 제품 지원, 기술 발전 방향에 민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 과정에서 드러난 재무 문제와 경영의 전환점
오라클의 성장 과정이 언제나 안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1990년 무렵 회사는 과도한 매출 인식과 판매관리 문제 등으로 심각한 재무적 위기를 겪었다.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내부 관리체계가 사업 규모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다.
기업의 실적을 평가할 때는 계약이 체결됐다는 사실과 회계상 매출을 인식할 수 있는 시점이 구분돼야 한다. 특히 복잡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계약은 사용 권한과 서비스 제공 조건에 따라 회계처리가 달라질 수 있다.
오라클은 재무적 문제를 수습하고 조직과 영업관리 체계를 개선하면서 사업의 안정을 회복하려 했다. 이 경험은 기술력이 높고 시장 수요가 크더라도 내부 통제가 충분하지 않으면 기업의 성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래리 엘리슨의 경영을 평가할 때 이러한 위기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격적인 시장 확대가 성장의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사업 운영과 재무관리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시기도 있었기 때문이다.
데이터베이스에서 기업용 업무 소프트웨어로 확장하다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 사업을 통해 기업의 중요한 정보를 관리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능보다 그 데이터를 실제 업무에 활용하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기업은 회계와 구매, 재고, 인사, 영업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해야 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 공급기업에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사업자로 성장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고객관계관리(CRM)다. ERP는 기업의 재무와 구매, 재고, 인사 등 핵심 업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도록 지원하며, CRM은 고객과의 영업 및 서비스 활동을 관리하는 데 활용된다.
오라클은 이러한 제품을 자체 개발하는 동시에 관련 기업을 인수하면서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인수합병으로 강화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
오라클의 대규모 인수합병 전략은 2000년대 들어 더욱 뚜렷해졌다. 2005년 피플소프트(PeopleSoft)를 인수했고, 2006년에는 시벨 시스템즈(Siebel Systems) 인수를 완료했다. 이후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의료정보 분야의 기업까지 인수하면서 사업구조를 다변화했다.
| 시기 | 주요 인수 | 사업적 의미 |
|---|---|---|
| 2005년 | PeopleSoft | 기업용 ERP·인사 시스템 강화 |
| 2006년 | Siebel Systems | CRM 사업 확대 |
| 2010년 | Sun Microsystems | 서버·자바 등 기술 확보 |
| 2016년 | NetSuite | 클라우드 ERP 사업 강화 |
| 2022년 | Cerner | 의료정보 시스템 시장 진출 |
이러한 전략의 장점은 이미 기술과 고객 기반을 확보한 기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라클은 기존 데이터베이스 고객과 새롭게 인수한 제품의 고객을 연결하면서 통합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기반을 마련했다.
반면 대규모 인수합병에는 상당한 자금과 조직 통합 비용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기업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기술적으로 연동하고 고객지원 체계를 유지하는 일도 쉽지 않다.
따라서 인수합병의 성과는 거래를 완료한 사실보다 이후 제품과 조직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합했는지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가 가져온 사업 구조 변화
오라클은 2010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 인수를 완료했다. 썬은 서버와 운영체제, 자바(Java) 등 기업용 컴퓨팅 환경에서 중요한 기술을 보유한 회사였다.
이 인수로 오라클은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는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데이터베이스와 서버, 운영체제 등을 결합해 제품의 성능을 최적화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오라클 엑사데이터(Exadata)와 같은 통합 시스템은 이러한 전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데이터베이스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설계하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다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하는 전략에는 선택권과 비용의 문제가 존재한다. 일부 고객은 통합된 시스템의 성능과 기술지원에 가치를 느끼지만, 다른 고객은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
오라클은 이러한 장단점 속에서 기존 데이터베이스 사업을 더욱 깊이 있는 기업용 기술 서비스로 발전시켰다.
래리 엘리슨이 강조한 기업 데이터의 장기적인 가치
래리 엘리슨이 구축한 오라클의 사업에서 핵심은 기업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활용된다는 점이다. 고객정보와 주문기록, 회계자료는 기업의 운영 과정에서 매일 생성되며, 이러한 정보는 일회성으로 사용하고 폐기되는 경우보다 장기간 보관하고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데이터베이스를 선택할 때는 도입 비용뿐 아니라 안정성과 보안, 처리 성능, 장기적인 유지관리 비용을 함께 고려한다. 핵심 업무가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할수록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을 때의 피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라클은 이러한 시장에서 장기간 제품을 공급하면서 고객과의 관계를 확대했다. 데이터베이스와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서로 연결되면 고객은 하나의 공급업체를 통해 여러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
이는 기업 고객을 장기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경쟁사와 오픈소스 제품이 제공하는 대안에 대응해야 하는 부담도 만든다.
클라우드 시대에 오라클이 직면한 변화
2000년대 후반부터 클라우드 컴퓨팅이 발전하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구조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기업이 직접 서버를 구매하고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방식에서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컴퓨팅 자원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수요가 이동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오라클에 새로운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제공했다. 기존에는 데이터베이스 라이선스와 유지보수 서비스를 중심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고객이 사용량이나 구독 방식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가 확대됐다.
특히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구글 클라우드가 성장하면서 기업의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운영하는 플랫폼에 대한 경쟁이 심화했다.
오라클은 기존 기업용 데이터베이스와 애플리케이션 사업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했다. 오랫동안 성공적이었던 기술과 판매 방식을 변화시키는 일은 단순히 새로운 제품을 추가하는 것보다 더 복잡한 과제였다.
라이선스 판매와 클라우드 구독의 차이
| 구분 | 전통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
|---|---|---|
| 도입 방식 | 고객의 자체 시스템 설치 |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 이용 |
| 주요 비용 | 라이선스·설비·유지보수 | 구독료·사용량 기반 과금 |
| 인프라 운영 | 고객 또는 전문 운영업체 | 클라우드 공급업체 등 |
| 확장 방식 | 장비·라이선스 추가 | 필요한 자원 확대 |
| 공급업체 과제 | 제품 지원·유지보수 | 데이터센터 투자·안정적 운영 |
이러한 변화는 고객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초기 설비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사용량이 증가하면 비용이 확대될 수 있으며 특정 클라우드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클라우드 전환은 단순히 과거의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공급업체의 비용 및 운영 구조를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면서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racle Cloud Infrastructure, OCI)를 발전시켰다. OCI는 기업이 서버와 저장공간,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등을 인터넷을 통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오라클은 기업용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전문성을 활용하면서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하려 했다. 기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관련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새로운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개발 수요에도 대응한 것이다.
특히 OCI는 고성능 컴퓨팅과 네트워크 기술을 강조하면서 AI 모델 학습과 추론 등 대규모 연산을 필요로 하는 고객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과거의 핵심 사업인 데이터베이스가 클라우드 성장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업 고객이 보유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AI 서비스를 구축하려면 데이터베이스와 컴퓨팅 인프라가 함께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쟁 클라우드에서도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전략에서 흥미로운 변화는 경쟁기업의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자사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했다는 점이다. 고객이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나 구글 클라우드, AWS를 사용하고 있다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기 위해 모든 시스템을 OCI로 이전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오라클은 이러한 현실에 대응해 멀티클라우드(Multicloud) 전략을 강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통해 Oracle Database@Azure 서비스를 제공했고, 구글 클라우드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멀티클라우드 전략은 고객이 기존의 기술 환경을 유지하면서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경쟁 플랫폼과의 협력에는 기술적·상업적 과제가 존재한다. 고객이 여러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네트워크와 보안, 데이터 이전 비용, 장애 대응에 대한 책임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오라클의 전략은 자사 클라우드의 이용을 확대하는 것뿐 아니라 데이터베이스라는 핵심 기술을 더 많은 환경에서 활용하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AI 산업의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확대되다
생성형 AI의 확산은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만들었다. 대규모 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려면 고성능 GPU와 서버,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전력이 필요하다.
기존 기업용 클라우드는 데이터 저장과 업무 애플리케이션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반면 AI 인프라는 모델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매우 높은 연산 성능과 네트워크 효율을 요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오라클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과 다양한 산업의 고객이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장 기회를 발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 공급업체라는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AI 연산을 위한 인프라 사업자로 성장하려 하고 있다.
AI 모델 개발과 오라클 인프라의 관계
AI 모델 개발에는 학습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 모델을 학습할 때는 대규모 연산이 요구되며, 서비스 출시 이후에는 이용자의 요청에 응답하는 추론 작업에도 지속적인 컴퓨팅 자원이 사용된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는 이러한 작업에 필요한 서버와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자원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오라클이 자체적으로 모든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해야만 AI 산업 성장의 혜택을 얻는 것은 아니다.
AI 산업에서 다양한 기업이 새로운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수록 이를 실행하는 인프라의 중요성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AI 수요가 증가한다는 사실만으로 데이터센터 투자의 수익성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고객 계약의 조건과 시설 구축비, 전력비, GPU의 수명, 가동률 등이 실제 투자 회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26회계연도 실적, 클라우드 매출 340억 달러 돌파
오라클은 2026년 6월 10일 발표한 실적에서 2026회계연도 매출 67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17%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클라우드 매출은 34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이 가운데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181억 달러로 77% 성장했으며,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매출은 159억 달러로 11% 증가했다.
2026회계연도 주요 실적
| 지표 | 실적 | 전년 대비 |
|---|---|---|
| 전체 매출 | 674억 달러 | +17% |
| 클라우드 매출 | 340억 달러 | +39% |
|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 | 181억 달러 | +77% |
|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매출 | 159억 달러 | +11% |
| 소프트웨어 매출 | 245억 달러 | -1% |
| GAAP 영업이익 | 206억 달러 | +17% |
| 보통주 귀속 순이익 | 170억 달러 | +36% |
자료: Oracle, Fourth Quarter and Fiscal Year 2026 Results, 2026년 6월 10일. 오라클의 2026회계연도는 2026년 5월 31일에 종료됐으며, 금액은 반올림했다.
이러한 실적은 오라클의 사업에서 클라우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은 매출이 소폭 감소했지만 클라우드 인프라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률이 높다고 해서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은 클라우드 수요를 확보하는 중요한 기반이며, 고객이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7회계연도 1분기, AI 인프라 사업의 가속화
2026년 9월 발표한 2027회계연도 1분기 실적은 오라클이 AI 인프라 사업에서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분기 매출은 193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했으며, 클라우드 매출은 116억 달러로 62% 확대됐다.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74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21% 증가했다. 이는 AI 모델 학습과 추론 등 대규모 연산 수요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7회계연도 1분기 주요 실적
| 지표 | 실적 | 전년 동기 대비 |
|---|---|---|
| 전체 매출 | 193억 달러 | +30% |
| 클라우드 매출 | 116억 달러 | +62% |
|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 | 74억 달러 | +121% |
|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매출 | 42억 달러 | +10% |
| GAAP 영업이익 | 67억 달러 | +57% |
| 보통주 귀속 순이익 | 47억 달러 | +60% |
자료: Oracle, Fiscal Year 2027 First Quarter Results, 2026년 9월 10일. 해당 분기는 2026년 8월 31일 종료됐다.
오라클은 해당 분기에 대규모 AI 클라우드 계약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잔여수행의무(RPO)가 6,64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미 체결한 계약 가운데 앞으로 이행해야 할 재화와 서비스에 관련된 매출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다.
하지만 RPO를 현재 보유한 현금이나 이미 실현한 매출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실제 매출 인식은 계약의 이행과 서비스 제공 기간에 따라 이루어지며, 계약 변경이나 고객의 수요 변화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
오라클의 최근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는 데이터센터 투자다. AI 클라우드 인프라를 공급하려면 고성능 GPU와 서버, 네트워크 장비를 확보해야 하며,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공급에도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2026회계연도 오라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약 32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잉여현금흐름은 약 237억 달러의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는 영업에서 현금이 창출됐음에도 대규모 자본적 지출로 인해 잉여현금흐름이 적자가 됐다는 의미다.
2027회계연도 1분기에도 회사는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당한 투자를 이어갔다. 일부 고객이 GPU 구매 자금을 선지급하거나 직접 장비를 제공하는 방식이 활용되면서 자금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매출 성장과 현금흐름이 다른 이유
매출은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회계상 인식하는 수익이다. 반면 현금흐름은 실제로 현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면 초기부터 장비와 시설에 많은 자금이 투입되지만,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발생하는 매출은 장기간에 걸쳐 인식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의 성장성이 높더라도 투자 초기에는 현금흐름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오라클의 AI 인프라 사업도 이러한 특징을 가진다. 장기 계약을 확보했다는 점은 향후 매출에 대한 가시성을 높일 수 있지만, 실제 시설 구축과 운영이 계획대로 진행돼야 기대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따라서 오라클의 미래 실적을 평가할 때는 매출과 계약 규모뿐 아니라 자본적 지출, 부채, 잉여현금흐름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래리 엘리슨의 경영 전략을 관통하는 세 가지 선택
오라클의 성장 과정에서 래리 엘리슨이 반복적으로 보여준 전략은 기존 기술을 실제 시장에서 상품화하고, 핵심 기업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며, 산업 변화에 맞춰 사업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는 기술의 상용화다. 오라클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의 원천 이론을 개발한 회사는 아니지만 이를 기업이 구매할 수 있는 상용 제품으로 구현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
두 번째는 핵심 업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사업모델이다. 고객의 중요한 데이터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공급하면 안정성과 유지보수가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며, 장기적인 고객 관계를 형성할 기회가 생긴다.
세 번째는 산업의 변화에 대응한 사업 전환이다.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에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과 하드웨어로 확장했고, 이후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켰다.
이러한 선택은 각각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데이터베이스 사업에서 형성된 고객 기반과 기술이 기업용 소프트웨어로 확장되는 출발점이 됐고, 이후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결되면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활용됐다.
2014년 CEO 퇴임 이후에도 기술 전략에 참여하다
래리 엘리슨은 1977년 창업 이후 오랫동안 오라클의 최고경영자로 활동했으며, 2014년 9월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회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 역할을 맡으면서 회사의 기술 전략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이 창업자의 개인적인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전문경영체계를 강화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창업자가 최고기술책임자로 계속 활동한다는 점에서 오라클의 장기적인 기술 방향에는 여전히 엘리슨의 영향력이 존재한다.
2025년에는 공동 CEO 체제로 전환하면서 클레이 마구이르크(Clay Magouyrk)와 마이크 시칠리아(Mike Sicilia)가 최고경영자 역할을 맡게 됐다. 이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확대하는 사업 구조를 반영한 경영체제 변화로 볼 수 있다.
오라클은 창업 이후 거의 반세기가 지난 현재에도 데이터베이스라는 초기 핵심 기술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경쟁력을 특정 경영자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조직과 제품, 고객 관계에 축적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라클이 해결해야 할 경쟁과 기술적 과제
오라클은 기업용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오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SQL 서버와 IBM Db2, 포스트그레SQL(PostgreSQL) 등 다양한 데이터베이스가 기업의 요구에 따라 활용되고 있다.
특히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는 라이선스 비용과 기술적 유연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고객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오라클이 기존 고객 기반을 유지하려면 기술 성능뿐 아니라 운영비용과 지원 체계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대규모 기술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AI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구축 능력과 GPU 공급, 네트워크 성능, 서비스 가격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했다.
또한 대형 데이터센터에는 상당한 전력이 필요하므로 전력 공급과 냉각, 지역별 인허가 문제도 장기적인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라클이 AI 인프라 사업에서 안정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확보한 고객 계약을 실제 서비스와 매출로 연결하는 동시에 시설 투자에 대한 수익성을 관리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창업자가 오라클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점
래리 엘리슨의 창업 과정은 독창적인 기술을 처음 발명하는 것만이 성공적인 기술사업의 출발점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미 존재하는 연구 성과라도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구현하고 고객이 지불할 만한 가치를 제공하면 새로운 사업을 만들 수 있다.
오라클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이론을 직접 발명하지 않았지만 상용 제품 개발과 기업 고객 확보에 집중했다. 이는 기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과 사업을 완성하는 일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교훈은 고객의 핵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이 장기적인 사업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이 중요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도록 지원하면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생긴다.
세 번째는 기존 사업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대되자 오라클 역시 기존 라이선스 사업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인프라 투자에 나서야 했다. 과거의 성공적인 사업모델이 미래에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성장에 필요한 자본과 현금흐름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클라우드와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그만큼 초기 투자 부담도 높다. 실제로 고객을 확보하고 매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잉여현금흐름이 악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규모 확대와 재무적 안정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결론: 기업 데이터를 장악한 소프트웨어 회사의 새로운 도전
래리 엘리슨은 1977년 밥 마이너, 에드 오츠와 함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를 상용화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에는 연구기관에서 발전시키던 기술이었지만 오라클은 이를 기업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구현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
이후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기반으로 ERP와 CRM 등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업을 확대했고,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제품과 고객 기반을 강화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성장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을 변화시키는 과제에 직면했지만, 최근에는 AI 인프라 수요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연결하고 있다.
2026회계연도 674억 달러의 매출과 2027회계연도 1분기 클라우드 인프라의 121% 성장률은 이러한 변화가 실제 사업 성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는 현금흐름 부담을 높이고 있으며, 장기 계약을 실제 수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오라클 성장 전략의 본질은 데이터베이스라는 핵심 기술에서 출발해 기업 고객의 중요한 업무를 지원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산업이 변화할 때마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로 그 관계를 확장했다는 점에 있다.
래리 엘리슨의 사례는 기술의 상용화와 장기적인 고객 관계가 강력한 기업 경쟁력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성공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도 기술 변화에 대응하려면 기존 사업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투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남긴다.
참고자료
- Oracle, About Oracle 및 공식 기업 연혁
- Oracle, Larry Ellison Executive Biography
- Oracle, Brief History of Oracle Database
- Oracle, 50 Years of the Relational Database, 2024년
- IBM, Edgar F. Codd 및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역사 자료
- Oracle, Strategic Acquisitions
- Oracle, Oracle Completes Acquisition of Siebel Systems, 2006년
- Oracle, Oracle Buys NetSuite, 2016년
- Oracle, Fourth Quarter and Fiscal Year 2026 Financial Results, 2026년 6월 10일
- Oracle, Fiscal Year 2027 First Quarter Results, 2026년 9월 10일
- Oracle, Fiscal Year 2026 Form 10-K
- Reuters, Oracle AI 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Cloud Demand,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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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기업의 성장은 뛰어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고객이 오랫동안 사용하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기업의 핵심 업무를 지원하는 기술을 확보하며, 산업 변화에 맞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오라클과 함께 클라우드·결제 인프라·인공지능 기업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기술기업의 서로 다른 사업모델을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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