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창업자 에릭 위안, 화상회의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다
화상회의 서비스는 줌(Zoom)이 등장하기 전부터 존재했다. 시스코 웹엑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스카이프 등 여러 기업이 원격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제공하고 있었으며, 기업들은 이미 영상회의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화상회의는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하는 도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프로그램 설치와 접속 과정이 복잡하거나, 연결 상태가 불안정해 회의 자체보다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을 소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에 도전한 인물이 에릭 위안(Eric Yuan)이다. 그는 세계적인 기업용 협업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한 엔지니어였지만, 기존 서비스의 높은 시장점유율이 고객의 만족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새로운 기술을 무조건 추가하기보다 사람들이 화상회의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불편함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011년 설립된 줌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후 사용 편의성과 안정적인 연결을 중심으로 고객을 확대했고, 2019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줌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지만, 그 이전부터 축적한 기술과 고객 기반이 없었다면 급격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2026회계연도에는 연간 매출 48억 6,88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제 줌은 화상회의를 제공하는 기업에서 전화, 고객센터, 문서 협업, 인공지능 기능까지 통합한 업무 플랫폼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에릭 위안의 창업 과정은 성숙한 시장에서도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에서 성장한 엔지니어, 화상회의 기술에 관심을 갖다
에릭 위안은 1970년 중국 산둥성 타이안에서 태어났다. 공학을 공부하며 기술 분야에서 경력을 준비하던 그는 떨어져 있는 사람들을 더 편리하게 연결할 수 있는 기술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장거리 이동 없이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대화할 수 있는 화상회의 기술은 그가 오랫동안 관심을 가진 분야였다.
그는 중국에서 공학 교육을 받은 뒤 미국 기술산업으로 진출하기로 결심했다. 미국 비자 신청 과정에서 여러 차례 거절을 경험한 끝에 1997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같은 해 웹엑스(WebEx)에 합류했다. 웹엑스는 인터넷을 이용해 원격회의와 협업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업으로, 당시 성장하던 기업용 인터넷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었다.
에릭 위안은 웹엑스에서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하며 기술과 제품 운영 경험을 쌓았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 기업 고객이 어떤 환경에서 서비스를 이용하고, 어떤 문제 때문에 불편을 느끼는지 이해할 기회도 얻었다.
이 시기의 경험은 훗날 줌의 창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것과 고객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반드시 같은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업무 현장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웹엑스와 시스코에서 발견한 기존 화상회의 서비스의 한계
웹엑스는 2007년 시스코(Cisco)에 인수됐다. 에릭 위안은 인수 이후에도 회사에 남아 협업 소프트웨어 개발을 이끌었으며, 시스코에서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이미 안정적인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기술 임원이었지만 기존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를 계속해서 느끼고 있었다.
당시 화상회의 시장에서는 기능과 보안, 기업 시스템과의 연동이 중요한 경쟁 요소였다. 그러나 실제 이용자에게는 회의에 접속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나 영상과 음성의 안정성, 모바일 환경에서의 편의성도 중요했다.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라도 사용 과정이 복잡하다면 반복해서 이용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에릭 위안은 고객이 화상회의를 이용하면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제품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기업의 제품 개발 방향을 빠르게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와 기존 고객을 위한 기능, 사업적 우선순위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2011년 시스코를 떠나 직접 새로운 화상회의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그가 내린 선택은 이미 경쟁자가 많은 시장에 진입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위험을 수반했다. 하지만 시장에 경쟁기업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고객의 요구가 충분히 충족되고 있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였다.
고객의 불편함을 경쟁 기회로 전환하다
에릭 위안이 발견한 기회는 새로운 통신 기술을 발명하는 데 있지 않았다. 기존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더 편안하게 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이는 성숙한 시장에 진입하는 스타트업이 반드시 새로운 산업을 창조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야 하므로 제품이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신규 기업은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줌은 이러한 가능성에 주목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2011년 줌 창업과 새로운 화상회의 서비스 개발
에릭 위안은 2011년 줌의 전신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개발과 테스트를 거쳐 2013년 줌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출시했으며, 기업과 개인이 인터넷을 통해 화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줌의 초기 경쟁력은 복잡한 기능보다 사용하기 쉬운 제품을 만드는 데 있었다. 회의를 만드는 사람과 참여하는 사람 모두에게 간단한 접속 경험을 제공하고, 네트워크 환경이 달라져도 안정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등 다양한 기기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했다. 과거의 화상회의가 특정 사무실이나 기업용 장비를 중심으로 운영됐다면, 줌은 장소와 기기에 대한 제약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제품의 단순함은 이용자가 서비스를 처음 접하는 순간부터 영향을 미친다. 화상회의 초대장을 받은 사람이 복잡한 사용법을 익히지 않아도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면, 새로운 서비스의 도입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부담도 줄어든다.
다만 줌의 경쟁력을 단순한 인터페이스 디자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영상과 음성을 처리하는 통신 기술, 서버 운영 능력, 다양한 기기에서의 호환성이 함께 뒷받침돼야 안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 편의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선택하다
화상회의 소프트웨어는 특성상 한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한다고 해서 가치가 완성되지 않는다. 회의에 참여하는 여러 사람이 모두 원활하게 연결돼야 비로소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 참여자 중 일부가 접속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회의 전체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줌은 회의 주최자뿐 아니라 초대받은 사람의 경험에도 집중했다. 사용자가 익숙하지 않은 서비스를 처음 접하더라도 비교적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이는 제품의 경쟁력이 기능의 개수보다 실제 이용 과정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업 고객이 소프트웨어를 도입할 때 고려하는 요소는 가격과 기능뿐 아니라 직원 교육에 필요한 시간, 기존 업무와의 호환성, 기술지원 부담 등으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기술 경쟁을 고객 경험의 경쟁으로 바꾸다
줌의 사업 전략을 이해하려면 기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과의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비교 항목 | 전통적인 기업용 화상회의 | 줌의 초기 제품 전략 |
|---|---|---|
| 제품 접근 방식 | 기업 시스템과 기능 중심 | 이용자의 접속 경험 중심 |
| 회의 참여 | 환경에 따라 복잡한 설정 필요 | 간단한 참여 절차 지향 |
| 지원 기기 | 기업용 장비·PC 중심 | 모바일·PC 등 다양한 기기 |
| 기술 개발 | 기능과 시스템 통합 강조 | 연결 안정성과 편의성 강조 |
| 고객 확보 | 기업 계약 중심 | 개인 체험과 기업 도입 병행 |
이는 당시 모든 경쟁 서비스가 사용하기 어려웠다는 뜻은 아니다. 기존 기업들도 편의성 개선에 투자하고 있었으며, 줌 역시 기업 고객에게 필요한 관리와 보안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했다.
다만 줌은 사용자 경험을 제품 개발의 중심에 두면서 기존 시장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무료 서비스와 유료 구독을 결합한 성장 전략
줌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 또 하나의 요소는 무료 이용과 유료 구독을 결합한 사업모델이었다.
무료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는 큰 비용 부담 없이 화상회의를 경험할 수 있었다. 회의 참여자가 서비스를 이용해 본 뒤 직접 회의를 만들거나 업무에 활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비스에 익숙해지는 구조였다.
이러한 방식은 프리미엄(Freemium)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기본적인 기능은 무료로 제공하고, 더 많은 기능과 관리 도구가 필요한 고객에게 유료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일반적으로 도입 과정에서 여러 이해관계자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직원들이 이미 서비스를 경험하고 사용법에 익숙해져 있다면 조직 차원의 도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줌은 개인 이용 경험이 기업 고객 확보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활용했다. 이용자는 서비스를 먼저 경험하고, 기업은 실제 업무 환경에서의 유용성을 검토한 뒤 유료 구독을 선택할 수 있었다.
무료 이용자가 기업 고객으로 연결되는 과정
프리미엄 모델의 핵심은 무료 사용자 수 자체가 아니다. 무료 이용 과정에서 서비스의 가치를 충분히 경험한 고객이 추가 기능을 필요로 할 때 유료 전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히 화상회의는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초대해 사용하는 서비스다. 따라서 기존 이용자가 새로운 참여자에게 서비스를 소개하는 효과가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이용자 사이의 연결이 제품 확산에 기여하는 구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무료 서비스 운영에도 서버와 통신 인프라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고객 확보에 따른 비용과 유료 전환율, 이용자의 장기적인 유지 여부를 함께 관리해야 프리미엄 모델을 지속할 수 있다.
2019년 나스닥 상장으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다
줌은 2019년 4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화상회의 분야에서는 이미 대형 기술기업들이 경쟁하고 있었지만, 줌은 사용 편의성과 기업 고객 확보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상태였다.
당시 줌은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와 구독형 수익구조를 갖췄으며, 기존 고객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면서 사업 규모가 확대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었다.
상장은 줌에 자본시장 접근성과 높은 인지도를 제공했다. 동시에 성장성과 수익성을 공개적으로 평가받는 상장기업으로서의 책임도 커졌다.
주목할 점은 줌이 팬데믹이 발생하기 이전에 이미 상당한 기업 고객 기반을 구축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로 원격근무 수요가 갑자기 증가했을 때 줌이 빠르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기술과 사업 기반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폭발적인 성장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의 업무와 교육 환경을 급격하게 변화시켰다. 기업은 재택근무를 도입했고 학교는 원격수업을 확대했으며, 가족과 친구 사이의 만남도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화상회의는 더 이상 일부 기업이 사용하는 전문적인 업무 도구가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필수적인 의사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줌에 거대한 성장 기회를 제공했다.
2019년 12월 약 1,000만 건 수준이었던 줌의 하루 회의 참가 건수는 2020년 4월 약 3억 건 수준으로 증가했다. 불과 몇 달 사이 약 30배 규모로 확대된 것이다.
여기서 3억 건은 하루 순이용자 수가 아니라 회의 참가 건수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한 사람이 여러 회의에 참여하면 중복 집계될 수 있으므로 실제 이용자 3억 명과 같은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변화는 화상회의 수요가 얼마나 빠르게 확대됐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에 대응한 기술 인프라
팬데믹 초기 줌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는 급격하게 증가한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일이었다. 화상회의는 영상과 음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하므로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상당한 네트워크와 서버 자원이 필요하다.
줌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해 증가한 수요에 대응했다. 이용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서비스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일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였다.
다만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과정에서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함께 부각됐다. 이는 급성장하는 기술기업이 이용자 확대와 서비스 신뢰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보안 논란과 급성장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
2020년 줌은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둘러싼 비판을 받았다. 외부인이 허가 없이 회의에 참여하거나 부적절한 콘텐츠를 노출하는 이른바 ‘줌 폭격(Zoombombing)’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또한 일부 보안 기능의 설명과 실제 기술 구현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화상회의 서비스가 개인적인 대화뿐 아니라 기업의 내부 정보와 교육, 공공기관 업무에도 활용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문제는 중요했다.
에릭 위안은 공개적으로 문제를 인정하고 보안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줌은 90일간 새로운 기능 개발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보안 강화와 개인정보 보호 개선에 자원을 집중했다.
이후 회의 보안 기능과 관리 도구를 개선하고 암호화 기술도 강화했다.
성장 속도보다 신뢰가 중요해진 순간
화상회의 서비스는 이용자의 개인적인 대화와 기업의 업무정보를 처리한다. 따라서 편리함만으로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고객은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뿐 아니라 자신의 정보가 적절하게 보호되는지도 평가한다.
줌이 경험한 보안 논란은 급격한 성장 과정에서 제품 관리와 조직 운영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이용자가 증가하면 예상하지 못한 사용 환경과 문제 상황도 함께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기업의 성장 전략에서는 신규 고객 확보와 기능 확대가 강조되기 쉽다. 하지만 신뢰를 잃으면 기존 고객의 이탈과 새로운 고객 확보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줌의 보안 개선은 이러한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경영 과제였다.
팬데믹 이후 둔화한 성장과 사업 전략의 변화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기업은 이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원격수업과 재택근무에 대한 긴급 수요가 줄어들고 사무실 근무가 재개되면서 화상회의 서비스 이용 방식도 달라졌다.
줌 역시 팬데믹 기간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웠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구글 미트 등 경쟁 서비스가 기업용 협업 플랫폼과 결합해 제공되면서 시장의 경쟁도 심화했다.
특히 기업 고객은 여러 협업 서비스를 동시에 구매하기보다 기존 업무 시스템과 통합된 솔루션을 선호할 수 있다. 줌이 단순히 화상회의 품질만으로 경쟁하기 어려워진 배경이다.
2023년에는 전 세계 직원의 약 15%에 해당하는 약 1,300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도 발표했다. 에릭 위안은 팬데믹 기간 급격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빠르게 확대한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인력 배치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급성장한 기업이 시장이 정상화되는 시기에 어떤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화상회의에서 기업용 협업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다
줌은 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화상회의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전반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대표적인 사업이 줌 폰(Zoom Phone)과 줌 컨택트센터(Zoom Contact Center)다. 전자는 클라우드 기반 기업 전화 서비스이며, 후자는 고객 상담과 기업의 고객 경험 관리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줌 워크플레이스(Zoom Workplace)를 통해 화상회의와 채팅, 문서, 화이트보드 등을 통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 고객의 업무 흐름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회의를 진행하는 일 자체가 최종 목적이 아니라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정리하고 업무를 수행하며 고객과 소통하는 과정까지 지원하려는 것이다.
서비스 다각화가 필요한 이유
단일 서비스에 의존하는 기업은 시장의 수요 변화에 취약할 수 있다. 특히 화상회의처럼 대형 기술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한 영역에서는 기능이나 가격만으로 차별화를 유지하기 어렵다.
줌은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전화와 고객센터, 협업 기능을 제공하면서 새로운 수익 기회를 모색했다.
| 사업 영역 | 주요 서비스 | 사업적 의미 |
|---|---|---|
| 화상회의 | Zoom Meetings | 기존 고객 기반 유지 |
| 업무 협업 | Zoom Workplace | 다양한 업무 도구 통합 |
| 기업 전화 | Zoom Phone | 새로운 기업용 수익원 |
| 고객센터 | Zoom Contact Center | 고객 경험 관리 시장 진출 |
| 인공지능 | Zoom AI Companion | 생산성 개선과 서비스 차별화 |
사업 확장은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할 기회를 제공한다. 기업이 줌을 여러 업무에 활용하면 서비스 이용 범위가 확대되고 장기적인 고객 관계를 구축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사업 영역이 넓어질수록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시스코 등 다양한 기업과 더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도 생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업무 플랫폼으로 전환하다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은 줌에 또 다른 변화의 기회를 제공했다.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요약하거나 중요한 논의 사항을 정리하는 업무는 인공지능을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줌은 이러한 수요에 대응해 AI 컴패니언(Zoom AI Companion)을 개발하고 화상회의와 업무 협업 서비스에 통합했다.
AI 컴패니언은 회의 내용 요약과 메시지 작성, 문서 작업 등의 업무를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이후 기능을 확장하면서 사용자가 여러 단계의 작업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2025년에는 AI 컴패니언 3.0을 발표하며 단순한 회의 요약을 넘어 업무 흐름을 연결하고 자동화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회의 기록을 실제 업무로 연결하는 전략
화상회의는 기업의 업무 과정에서 정보를 교환하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회의가 끝난 뒤에는 내용을 정리하고 업무를 배분하는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줌은 이러한 과정을 AI로 지원해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회의 중 오간 대화를 요약하고 필요한 후속 작업을 정리하면 이용자가 반복적인 업무에 소비하는 시간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AI가 생성한 요약과 업무 정보는 정확성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계약과 인사, 재무정보처럼 중요한 의사결정과 관련된 내용은 사람의 확인이 필요하며, 개인정보와 기업의 기밀정보 관리도 중요한 과제다.
줌의 AI 전략은 기존 고객이 실제로 사용하는 업무 환경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완전히 새로운 고객층만을 공략하는 대신 기존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2026회계연도 실적에서 확인되는 새로운 성장 구조
줌의 최근 실적은 팬데믹 이후 기업이 어떤 단계에 진입했는지 보여준다.
2026년 1월 31일 종료된 2026회계연도에 줌은 매출 48억 6,88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4.4% 성장한 수치로, 팬데믹 당시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는 완만하지만 매출 규모는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매출은 약 29억 3,410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했다.
이는 줌이 개인 화상회의 앱이라는 대중적 이미지와 달리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상당한 사업 규모를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3개 회계연도의 실적
| 회계연도 | 연간 매출 | 전년 대비 증가율 |
|---|---|---|
| 2024회계연도 | 약 45억 2,720만 달러 | — |
| 2025회계연도 | 약 46억 6,540만 달러 | 약 3.1% |
| 2026회계연도 | 약 48억 6,880만 달러 | 약 4.4% |
자료: Zoom Communications, 2026 Form 10-K. 각 회계연도는 해당 연도 1월 31일에 종료되며, 금액과 증가율은 반올림했다.
2026회계연도의 미국 일반회계기준(GAAP) 영업이익률은 23.1%였다. 성장 속도는 팬데믹 이전의 급성장기보다 낮아졌지만, 수익성을 확보하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매출 4.4% 증가라는 수치만으로 사업 전환이 성공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기업용 전화와 고객센터, AI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기존 화상회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은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려면 신규 제품의 채택률과 기업 고객의 계약 확대, 수익성 유지 여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에릭 위안의 성공 전략을 경영 관점에서 분석하다
에릭 위안의 창업 과정은 기존 시장에 경쟁기업이 많더라도 충분히 사업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줌이 진입한 화상회의 시장에는 이미 기술력과 자본을 갖춘 기업들이 존재했지만, 고객의 사용 경험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면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의 전략에서 중요한 요소는 제품을 만드는 기술적 역량과 고객의 불편함에 대한 이해를 결합했다는 점이다. 웹엑스와 시스코에서 쌓은 경험은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뿐 아니라 실제 고객이 무엇에 만족하지 못하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초기 줌은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경쟁했으며, 무료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기업용 구독 모델을 확대하며 수익 기반을 구축했고, 팬데믹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수요 증가를 성장 기회로 활용했다.
그러나 성공적인 경영은 성장하는 시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팬데믹 이후 이용 환경이 달라지자 줌은 비용 구조를 재정비하고 기업용 서비스와 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하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이 특정한 성공 공식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줌의 핵심 성장 요인
| 성장 요인 | 주요 전략 | 경영적 의미 |
|---|---|---|
| 고객 문제 발견 | 복잡한 화상회의 경험 개선 | 기존 시장에서 차별화 |
| 제품 경쟁력 | 사용 편의성과 안정성 중심 개발 | 고객 만족과 반복 이용 |
| 프리미엄 모델 | 무료 이용과 유료 구독 결합 | 고객 유입 및 수익 창출 |
| 기업 고객 확대 | 관리·보안·협업 기능 강화 | 장기적인 매출 기반 구축 |
| 시장 변화 대응 | 기업용 전화·고객센터 확장 | 단일 서비스 의존도 완화 |
| AI 기술 도입 | 회의 요약과 업무 자동화 | 기존 제품의 가치 확대 |
이러한 전략은 각각 독립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이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신규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됐고, 무료 체험은 유료 구독을 검토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후 기업 고객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업무용 서비스를 판매할 기반도 마련됐다.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보안 문제와 구조조정 역시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고객 확보가 빠르게 이뤄질수록 품질관리와 조직 운영, 정보보호 체계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줌이 직면한 경쟁과 향후 과제
줌의 가장 큰 과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구글 미트는 각 기업의 업무용 서비스와 연결돼 제공된다. 이미 특정 업무 환경을 사용하는 기업은 별도의 화상회의 서비스를 도입할 필요성을 낮게 평가할 수 있다.
줌은 이러한 시장에서 단순한 화상회의 성능을 넘어 전화와 고객센터, 문서 협업, AI 기능을 통합한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면 새로운 기술과 인력,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며 경쟁 대상도 늘어난다. 따라서 신규 서비스를 얼마나 빠르게 출시하는지보다 고객이 실제로 이용하고 비용을 지불할 만한 가치를 제공하는지가 중요하다.
AI 기술 역시 경쟁의 기회이면서 위험 요인이다. 회의 요약과 업무 자동화 기능은 편의성을 높일 수 있지만 다른 기업들도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AI 서비스 운영에는 컴퓨팅 비용과 데이터 보호 문제가 수반된다.
줌이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가려면 기존 고객의 신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업에서 충분한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
온라인 창업자가 에릭 위안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점
줌의 성장 과정은 기술 분야뿐 아니라 일반적인 온라인 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고 해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기존 제품이 제공하는 기능이 충분하더라도 소비자가 이용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개선할 여지는 남아 있다.
에릭 위안은 세계적인 화상회의 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이러한 문제를 관찰했다. 그리고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을 새로운 제품의 핵심 경쟁력으로 만들었다.
이는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에게도 의미가 있다. 같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상품정보의 정확성과 구매 과정의 편의성, 배송 안내, 고객응대 등에서 차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완전히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야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무료 체험과 유료 구독을 결합한 줌의 방식은 고객이 먼저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이해하도록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물론 모든 업종에 무료 서비스를 적용할 필요는 없다. 고객이 구매 전에 충분한 정보를 얻고 위험을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경험 역시 신뢰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성장 이후의 운영 전략도 중요하다. 줌은 팬데믹 기간 빠르게 확대됐지만 이후 시장 변화에 맞춰 인력과 사업 구조를 재편해야 했다. 매출 증가에만 집중하기보다 비용과 고객 유지,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결론: 고객의 불편함에서 시작된 글로벌 협업 플랫폼
줌은 화상회의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기업이 아니다. 그럼에도 세계적인 협업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객이 기존 서비스에서 느끼던 불편함을 해결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에릭 위안은 웹엑스와 시스코에서 쌓은 기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창업에 나섰다. 이후 간편한 접속과 안정적인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무료 이용과 유료 구독을 결합해 고객 기반을 확대했다.
2019년 나스닥 상장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은 줌에 예상하지 못한 성장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급격한 수요 증가는 보안 문제와 조직 확대에 따른 부담을 함께 가져왔다.
팬데믹 이후 줌은 기존 화상회의 서비스를 넘어 기업용 전화와 고객센터, 인공지능 기반 협업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핵심은 기술의 복잡함과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많은 기능을 제공하더라도 이용 과정이 불편하다면 제품의 경쟁력이 제한될 수 있으며, 반대로 익숙한 기술이라도 고객 경험을 개선하면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줌의 성장 사례는 혁신이 반드시 세상에 없던 기술을 발명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며, 기존 시장에서 고객이 겪는 문제를 더 나은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기업의 성장 기반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에릭 위안의 창업과 경영 과정은 제품의 사용 편의성과 고객 만족을 중심으로 출발한 전략이 어떻게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참고자료
- Zoom Communications, 경영진 소개 및 에릭 위안 공식 약력
- Zoom Communications, 2026 Annual Report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Zoom Communications Form 10-K, 2026년 2월
- Zoom Communications, Fiscal Year 2026 Financial Results, 2026년 2월 25일
- Zoom Communications, 2021 Annual Report
- Zoom, A Message from Eric Yuan, CEO of Zoom, 2023년 2월
- Zoom, Zoomtopia 2025 및 AI Companion 3.0 공식 발표
- Forbes, Zoom Has Mastered the Art of Profitable Growth, 2019년 4월
- Reuters, 줌의 2020년 회의 참가 건수 정정 관련 보도, 2020년 4월
celebpilot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