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구 프로필과 네이버웹툰 성장 이야기|만화 덕후에서 나스닥 상장사 CEO까지
연합뉴스의 「개발자에서 美상장사 대표로…‘덕후 신화’ 김준구」 기사를 보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부분은 그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김준구는 처음부터 콘텐츠 기업의 CEO를 준비했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2004년 네이버에 개발자로 입사했고, 당시 맡았던 일도 검색엔진 개발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해 직접 구입한 만화책이 약 8천 권에 이를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가 좋아했던 만화가 결국 직업이 되었고, 그 작은 서비스가 세계 독자와 창작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저는 김준구의 사례에서 단순히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한다”는 이야기보다 다른 점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좋아하는 분야를 오래 경험한 사람이 이용자의 불편과 창작자의 문제를 발견했고, 그것을 기술과 플랫폼 구조로 해결했다는 점입니다.
네이버웹툰은 어떻게 한국의 인터넷 만화 서비스에서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했을까요?
개발자로 네이버에 들어간 ‘만화 덕후’
김준구는 서울대학교에서 응용화학을 공부한 뒤 2004년 네이버에 개발자로 입사했습니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현재 공식 경영진 소개에서도 그가 2004년 네이버에 개발자로 합류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웹툰 사업 책임자로 입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네이버 검색엔진 개발 업무를 맡으면서 사이드 프로젝트 형태로 만화 서비스에도 참여했습니다.
이때 김준구에게 다른 개발자와 다른 자산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만화 독자로서의 오랜 경험입니다.
만화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독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어떤 작품을 기다리는지, 새로운 작가를 어떻게 발견하는지, 독자가 작품에 빠져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실제 이용자의 입장에서 알고 있었습니다.
김준구는 2024년 서울대 강연에서 웹툰 사업 초기 첫 공모전을 열면서 자신의 석 달치 월급을 사비로 사용했다고 회고했습니다. 당시 웹툰이 지금처럼 검증된 사업이 아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상징적인 일화입니다.
2004년 시작된 네이버웹툰
네이버는 2014년 웹툰 서비스 10주년 자료에서 2004년 6월 23일 네이버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초기의 웹툰은 지금과 상황이 달랐습니다.
당시 만화 산업의 중심은 여전히 종이책과 대여점이었고, 인터넷에서 만화를 정기적으로 소비하는 문화도 지금처럼 자리 잡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네이버웹툰은 기존 만화를 단순히 스캔해 인터넷에 올리는 것과 다른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요일제 연재였습니다.
월요일에는 월요일 작품, 화요일에는 화요일 작품을 공개하는 방식입니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이 구조는 이용자에게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냈습니다.
특정 작품을 보기 위해 매주 같은 요일에 네이버를 방문하는 습관입니다.
네이버가 2014년 공개한 자료에서도 요일제 시스템과 도전만화 → 베스트도전 → 정식연재로 이어지는 작가 발굴 구조를 웹툰 성장 과정의 주요 제도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목한 것은 ‘작품’보다 ‘구조’입니다
네이버웹툰의 성공을 인기 작품 몇 개가 나온 결과라고만 보면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습니다.
플랫폼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다음 인기 작품이 계속 등장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도전만화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공개할 수 있고, 반응이 좋은 작품은 베스트도전으로 올라가며, 이후 정식 작가로 데뷔할 기회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2014년 네이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 활동한 아마추어 작가는 약 14만 명에 달했습니다.
이 숫자는 네이버웹툰의 경쟁력이 단순한 콘텐츠 보유량에만 있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창작자를 계속 유입시키는 구조 자체가 경쟁력이었던 것입니다.
독자가 많아지면 작가가 들어옵니다.
좋은 작가와 작품이 늘어나면 다시 독자가 증가합니다.
이런 순환이 만들어지면서 네이버웹툰은 단순한 만화 사이트에서 플랫폼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세로 스크롤은 스마트폰 시대와 잘 맞았다
웹툰의 또 다른 특징은 화면을 아래로 내리면서 읽는 방식입니다.
종이 만화는 페이지를 넘겨야 하지만 웹에서는 화면을 세로로 이어 붙일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이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더욱 강한 장점이 됐습니다.
휴대폰을 세로로 들고 손가락으로 화면을 내려가며 읽는 방식이 별도의 학습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웹툰이 스마트폰 때문에 만들어진 콘텐츠라기보다 웹에서 발전한 형식이 스마트폰 시대와 매우 잘 맞아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출퇴근길, 점심시간, 잠들기 전처럼 짧은 시간에도 콘텐츠를 소비하기 쉬웠고, 새로운 회차가 공개되면 앱 알림으로 독자를 다시 불러올 수도 있었습니다.
무료 연재를 통해 이용자를 확보하고 이후 유료 회차와 다양한 수익모델을 붙일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습니다.
2014년, 한국 밖으로 나가기 시작하다
네이버웹툰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곡점 중 하나는 2014년 글로벌 진출이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웹툰 공식 연혁에 따르면 LINE WEBTOON 영어 서비스와 중국어 번체 서비스가 2014년 7월 출시됐고, 같은 해 11월 태국어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이후 인도네시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한국 웹툰을 번역해서 해외에 보여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해외 창작자도 플랫폼에서 작품을 만들고 독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되면 네이버웹툰은 한국 콘텐츠를 해외에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라
각 나라의 창작자와 독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는 상당히 큽니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떨어지더라도 현지 창작자가 계속 새로운 작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웹툰에서 IP 사업으로
플랫폼이 커지면서 웹툰의 가치도 달라졌습니다.
한 편의 인기 웹툰이 웹툰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른 콘텐츠의 원작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웹툰 한 작품의 경제적 가치가 단순한 유료 결제 매출 이상으로 확대된다는 의미입니다.
네이버웹툰은 이후 스튜디오N 등 영상 제작 관련 사업을 확대했고, 웹소설과 웹툰, 영상 콘텐츠를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어갔습니다.
결국 웹툰 플랫폼의 사업모델은
작품을 보여주는 곳 → 창작자를 발굴하는 곳 → 글로벌 독자를 연결하는 곳 → IP를 확장하는 곳
으로 진화했습니다.
20년 뒤 나스닥 상장사 CEO가 되다
김준구의 경력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은 2024년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미국 증시 상장입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024년 6월 공모가를 주당 21달러로 확정했고,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서 WBTN이라는 종목코드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SEC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IPO에서 1,500만 주를 발행했으며 약 2억8,170만 달러의 순수입을 확보했습니다.
2004년 네이버의 신입 개발자로 입사했던 사람이 약 20년 뒤 미국 상장사의 CEO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2026년 현재도 김준구는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 겸 CEO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은 지금 얼마나 커졌을까?
상장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플랫폼의 실제 규모입니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공개한 최신 투자자 자료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 회사의 글로벌 스토리텔링 생태계에는 약 2,700만 명 이상의 창작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약 1억5,500만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150개가 넘는 국가의 이용자를 연결하고 있으며 2025년 매출은 약 14억 달러라고 회사는 밝히고 있습니다.
20여 년 전 국내 인터넷 만화 서비스로 출발했던 사업이 이제는 억 단위 이용자가 참여하는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이 된 셈입니다.
네이버웹툰 성장 과정을 연표로 보면
| 시기 | 주요 변화 |
|---|---|
| 2004 | 김준구 네이버 개발자 입사, 네이버 웹툰 서비스 시작 |
| 2000년대 | 요일제 연재와 도전만화 등 창작자 발굴 구조 확대 |
| 2014 | LINE WEBTOON 글로벌 서비스 본격 시작 |
| 2017 | 네이버웹툰 법인 설립 |
| 2018 | 영상 콘텐츠 사업을 위한 스튜디오N 설립 |
| 2019~2021 | 스페인어·프랑스어·독일어 등 서비스 확대 |
| 2024 | WEBTOON Entertainment 미국 나스닥 상장 |
| 2026 | 김준구 WEBTOON Entertainment CEO·이사회 의장 |
자료: 네이버, NAVER WEBTOON, WEBTOON Entertainment, SEC 공개자료.
제가 보는 네이버웹툰 성장의 핵심 세 가지
네이버웹툰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세 가지가 특히 중요해 보입니다.
첫 번째는 이용자 경험을 바꾼 것입니다.
기존 만화를 인터넷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요일별 연재와 모바일에 잘 맞는 감상방식을 만들어 새로운 콘텐츠 소비 습관을 형성했습니다.
두 번째는 창작자가 계속 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플랫폼 사업에서는 지금 가진 콘텐츠보다 다음 콘텐츠가 계속 만들어지는 구조가 중요합니다. 도전만화와 같은 시스템은 이 부분에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세 번째는 해외 진출을 콘텐츠 수출이 아니라 플랫폼 확장으로 접근한 것입니다.
한국 작품을 번역하는 데 머물렀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현지 창작자가 직접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WEBTOON이라는 하나의 글로벌 창작 생태계로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사업자가 참고할 만한 점
김준구의 사례를 온라인 사업 관점에서 보면 단순히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교훈보다 더 현실적인 시사점이 있습니다.
상품 하나를 잘 파는 것보다 고객이 반복적으로 방문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네이버웹툰의 요일제는 이용자에게 다음 방문 이유를 만들어줬습니다.
또 하나는 공급자를 함께 성장시키는 구조입니다.
좋은 콘텐츠를 직접 계속 만들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좋은 창작자가 계속 들어오는 환경을 만들면 플랫폼은 스스로 커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성공한 방식을 해외에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현지 이용자와 공급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바꾼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결론
김준구의 이야기를 조사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시작과 결과 사이의 거리였습니다.
2004년 검색엔진을 개발하던 신입사원이 취미처럼 참여했던 만화 서비스는 약 20년 뒤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 과정에는 만화를 좋아했다는 개인적인 취향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요일제 연재, 창작자 발굴 시스템, 모바일에 맞는 콘텐츠 형식, 해외 창작자 참여, IP 확장처럼 이용자와 창작자가 계속 플랫폼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구조가 하나씩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네이버웹툰의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하나 고른다면 ‘만화’보다 생태계에 가깝다고 봅니다.
좋은 콘텐츠 한 편의 성공을 넘어 좋은 콘텐츠가 계속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
그것이 네이버웹툰이 국내 웹툰 서비스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한 가장 중요한 배경 중 하나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김준구는 원래 웹툰 전문가였나요?
김준구는 2004년 네이버에 개발자로 입사했습니다. 만화책을 약 8천 권 수집할 정도로 만화를 좋아했고, 네이버에서 검색 개발 업무를 하면서 만화 서비스에도 참여했습니다.
Q. 네이버웹툰은 언제 시작됐나요?
네이버는 2004년 6월 23일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Q.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진출은 언제 시작됐나요?
2014년 7월 LINE WEBTOON의 영어 및 중국어 번체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글로벌 서비스가 본격화됐습니다.
Q.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언제 미국에 상장했나요?
2024년 6월 나스닥에 WBTN으로 상장했습니다. 공모가는 주당 21달러였습니다.
참고자료
- 연합뉴스, 「개발자에서 美상장사 대표로…’덕후 신화’ 김준구 웹툰엔터 CEO」
- 네이버, 「네이버 웹툰 10년, 네이버-창작자 함께 웃는 웹툰 생태계 구축」
- NAVER WEBTOON 공식 연혁
- WEBTOON Entertainment 경영진 및 기업정보
- WEBTOON Entertainment IPO 자료
- 미국 SEC WEBTOON Entertainment 공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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